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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 박정현, 블랙핑크 ‘꽃’도 소화… “요즘 K팝에 푹”

‘디바’ 박정현, 블랙핑크 ‘꽃’도 소화… “요즘 K팝에 푹”

Posted May. 23, 2023 07:51   

Updated May. 23, 202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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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라는 것이 연결의 역할을 하잖아요. 앨범, 공연을 떠나 경연, 버스킹 등 저는 남다른 음악활동을 할 기회들이 많았어요. 그 덕에 더 넓은 관객들과 연결됐죠. 커버곡을 듣고 제게 건너오신 분들과 오랜 팬들을 위해 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가수 박정현이 4년 만에 연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건넨 말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1일 열린 박정현 단독 콘서트 ‘더 브리지(The Bridge)’는 데뷔 25주년과 정규앨범 10집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날 박정현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숫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해”라고 말했다. 첫 곡은 1일 발매한 10집 타이틀곡 ‘그대라는 바다’였다. 무대 뒤 3층 높이로 세워진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는 해가 떠오르는 바다의 풍경이 더해져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박정현 콘서트의 매력 중 하나는 편곡이다. 본인도 “제 콘서트에는 곡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이날도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You Mean Everything to Me’ 등 여러 곡을 편곡해 불렀다. 가장 파격적이었던 건 팝 발라드곡 ‘P.S I Love You’를 록 버전으로 부른 것이었다. 이 외에도 ‘편지할게요’ ‘미장원에서’ ‘사랑이 올까요’ 등을 포함해 총 23곡을 소화했다. 박정현 특유의 맑은 음색과 풍부한 성량은 콘서트 내내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각종 경연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활약한 만큼 커버곡도 공연 곡목의 다수를 차지했다.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 팝가수 아델의 ‘Someone Like You’를 자신만의 음색으로 재해석해 불렀다. 그중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가장 컸던 건 블랙핑크 지수의 솔로곡 ‘꽃’이었다. 느린 기타 반주에 맞춰 부른 박정현의 ‘꽃’은 더 처연하게 느껴졌다. 이어 데이식스의 ‘예뻤어’를 부른 박정현은 “커버곡을 연습하며 저도 모르는 제 안의 다른 면이 드러났다. 그래서 새롭게 준비한 커버곡이다. 요즘 케이팝에 빠져 있다”고 했다.

‘꿈에’를 마지막으로 3시간가량의 공연을 마친 박정현은 팬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지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어요. 내년쯤 ‘작년 5월에 뭐했더라?’는 질문에 부디 저의 공연이 생각나 행복한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현은 이날 콘서트를 시작으로 7월까지 부산, 대구, 전북 군산, 경기 고양에서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