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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열리는 간송미술관 ‘보화각’

Posted April. 16, 2022 07:24   

Updated April. 16, 202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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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고 신축과 내부 복원 공사를 위해 휴관해온 간송미술관이 7년여 만에 전시를 개최한다. 16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보화각’에서 열리는 ‘보화수보(寶華修補)-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에선 문화재청의 ‘문화재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2년간 보존 처리된 작품 중 8건 32점을 선보인다.

 여말 선초의 유학자로 정몽주(1337∼1392)의 제자, 세종(재위 1418∼1450년)과 정인지(1396∼1478)의 스승인 권우(1363∼1419)의 시문집 ‘매헌선생문집’ 중 1452년 간행된 초간본이 처음 공개된다. 또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서화 수장가 김광국(1727∼1797)이 수집한 ‘해동명화집’도 전시된다. 해동명화집은 조선 초기 화원인 안견의 ‘추림촌거’, 신사임당(1504∼1551)의 ‘포도’, 원명유(1740∼1774)의 ‘도원춘색’ 등을 포함해 30점의 그림이 수록된 서화첩이다. 백인산 학예연구실장은 15일 “영조 때의 손꼽히는 대수장가 김광국이 일생 동안 모은 그림과 글을 실어놓은 해동명화집은 한국 회화사 전공자들에게 필수적인 화첩”이라고 말했다.

 조선통신사 수행화원이자 17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한시각(1621∼?)의 ‘포대화상’, 김홍도(1745∼?)의 ‘낭원투도’, 장승업(1843∼1897)의 ‘송하녹선’ 등도 공개된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은 “팬데믹 상황과 수장고 공사 때문에 오랫동안 전시를 열지 못했고 동시에 어지럽고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며 “문화재 보존 처리에 중점을 둔 이번 전시를 통해 1971년 시작한 간송미술관의 전시, 보존, 연구, 교육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보 경매 논란이 일었던 국보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은 포함되지 않았다. 금동삼존불감은 올 3월 가상화폐 투자자모임 ‘헤리티지DAO’가 49%의 지분을 매입한 국보로, DAO 측은 삼존불상을 간송 측에 영구 기탁했다.

 전 관장은 “금동삼존불감은 지하의 금속 유물 수장고에 잘 보존돼 있고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전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앞으로 국보를 경매에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쌓였던 부채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었기에 팔을 끊는 것 같은 심정으로 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무료 전시로 전시를 관람하려면 간송 홈페이지(kansong.org)에서 예약해야 한다.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전시 설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