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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갚을 때… 아프간인 한국 정착 돕고싶어”

“우리가 갚을 때… 아프간인 한국 정착 돕고싶어”

Posted August. 28, 2021 07:15   

Updated August. 28, 20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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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감사하게 그분(특별기여자)들이 한국에 온 뒤에 카불 공항 테러가 발생해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비행기 이착륙도 못 했을 테니까요….”

 조기 은퇴 후 2010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어학당과 태권도장을 운영해 온 임모 씨(66). 그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아프간인 특별기여자의 초기 정착 지원을 위해 법무부와 주한 아프간대사관이 모집한 통역 자원봉사자 8명 중 1명이다. 그는 “전체 아프간 인구 수천만 명 중에서 보면 소수지만 이렇게라도 한국에 와서 첫발을 내디딜 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특별기여자들의 입국 추진과 동시에 NGO피란처 등을 통해 아프간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통역 봉사자를 모집했고 여기에 아프간과 인연이 있는 시민들이 적극 동참했다. 임 씨는 자신의 유년 시절 어려웠던 ‘전후 대한민국’을 생각하며 2010년 무렵부터 아프간에서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프간의 한 지방에서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국립대 안에 한국어학당과 태권도장을 만들고 어린아이들을 교육했다.

 임 씨는 “전라도 시골 지역에서 자라면서 미국이 원조해준 밀가루와 옥수수 가루로 빵을 만들고 죽을 끓여 먹으며 자랐다”며 “우리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이 있어 은퇴 후 어려운 나라에 가서 봉사를 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라며 “이들이 있는 동안에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귀화 경험을 살려 이들의 정착을 돕겠다고 나선 이도 있다. 2006년 아프간을 떠나 2016년 한국에 귀화한 박나심 씨(30)는 “어려운 상황의 고국을 두고 한국에 온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기여자들이 한국에 수월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 문화와 한국어 교육 등의 봉사도 자원할 계획이다. 또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숙소 지원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단순 통역뿐 아니라 지역사회로의 융화까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2003년부터 4년간 아프간에서 NGO활동을 했던 구모 씨(52)와 김모 씨(48) 부부는 먼저 정착한 이주민들과 특별기여자들의 소통창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기독교단체에서 난민 관련 업무를 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세 살 때 타지키스탄에서 살며 타지크어를 배운 김호산나, 김다윗(이상 20) 쌍둥이 남매도 봉사에 나섰다. 김다윗 씨는 “대학 생활과 병행해 힘들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 유채연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