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野대표 경선 30대 이준석 바람, ‘꼰대당’ 확 바꾸라는 민심

野대표 경선 30대 이준석 바람, ‘꼰대당’ 확 바꾸라는 민심

Posted May. 26, 2021 07:26   

Updated May. 26, 2021 07:26

中文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몰아치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6월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에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주호영 의원과 4선 경력의 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들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1970년대생 초선인 김웅 김은혜 의원도 선전하고 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신진 후보들의 약진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다. 

 당초 전당대회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는 정도의 후보들로 여겨졌던 이들 ‘0선’ ‘초선’들이 초반 레이스에서 예상 밖 기세를 올리고 있는 것은 신선함을 넘어 의미심장하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취임 후 9개월 밖에 남지 않은 내년 대선의 큰 그림을 그리고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에 경륜을 갖춘 중진 대신 젊은 신진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야당의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 

 최종 경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당원투표가 70% 반영되는 만큼 실제 결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일반 당원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건 신진 후보들의 새바람이 여전히 ‘꼰대당’ ‘지역당’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환골탈태를 추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 젊은 층, 합리적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이들의 지지는 국민의힘이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지 못하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조건부 지지’였다. 국민의힘이 재·보선 후에도 국가적 과제에 대한 미래 비전 없이 당권투쟁 등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경고와 채찍질이 신진 후보들에 대한 국민 지지로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어제 당 대표 후보 비전발표회에선 “전통적 지지층에 2030세대가 결합돼야 대선에서 승리한다”(이준석) “경험 없는 장수는 안 된다”(주호영) “청년들의 도전까지 포용하겠다”(나경원) 등의 주장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모처럼 관심을 끌고 있지만 단순히 세대교체 논쟁에서 그쳐선 안 된다. 신진 후보들의 젊은 바람이 나이나 선수(選數) 차이를 뛰어넘는 노선투쟁,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어떤 비전으로 2030세대와 합리적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건지의 치열한 가치 투쟁으로 승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