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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꿈 이룬 김하성, 샌디에이고 ‘황금 내야’ 일굴까

빅리그 꿈 이룬 김하성, 샌디에이고 ‘황금 내야’ 일굴까

Posted December. 30, 2020 07:31   

Updated December. 30, 20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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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내야수 김하성(25)의 메이저리그 꿈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 소식통을 인용해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피지컬테스트가 진행 중이라 아직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하성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 2002년 빅리그 데뷔한 최희섭 이후 역대 아홉 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가 된다. 키움 출신으로는 강정호 박병호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빅리거다.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정확한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뉴욕포스트의 조엘 셔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하성이 4∼5년에 연봉 700만∼800만 달러(약 77억∼87억 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총액은 2000만 달러 후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를 노크한 김하성이 계약을 완료하면 원소속 구단인 키움도 포스팅 비용을 챙긴다.

 2018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MLB의 ‘한미 선수계약협정’ 개정안에 따라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때는 그중 20%를, 2500만∼5000만 달러일 때는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에 25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17.5%를 키움이 받는다. 대략 키움이 55억∼65억 원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계약 규모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MLB 구단들의 수익이 줄면서 현지 자유계약선수(FA) 이적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일본 타자들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좋은 조건을 받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포스팅 시스템을 거친 쓰쓰고 요시토모는 2년 1200만 달러에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었다. 김하성의 계약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 시즌 키움에서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가며 봤던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선 2루수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팀의 간판스타인 매니 마차도(28)가 3루수,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가 유격수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 올 시즌 2루수를 맡았던 제이크 크로넌워스(26)는 외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이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쓰일 수도 있다. 이창섭 MLB 칼럼니스트는 “(주 포지션인) 유격수만을 생각하기보단 2루수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적응을 위해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스스로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안방구장으로 쓰이는 펫코파크는 바다에 인접해 투수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녁이 되면 외야에서 내야로 습도가 높은 바닷바람이 불어와 타구가 생각만큼 뻗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올 시즌 개인 첫 30홈런을 기록한 김하성이 빅리그에서도 장타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탑고 졸업 후 2014년 프로에 데뷔한 김하성은 올해까지 7시즌 동안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 134도루를 기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