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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유세중 돌연 ‘기생충’ 비판한 트럼프

대선유세중 돌연 ‘기생충’ 비판한 트럼프

Posted February. 22, 2020 07:50   

Updated February. 22, 20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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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대선 유세 중 돌연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공개 비판했다. 미국 영화가 상을 받았어야 했다는 논리를 내세워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 서부 콜로라도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나빴는지 봤나. 한국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는 이미 한국과 무역 문제가 많은데 한국에 작품상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좋은 영화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국제영화상만 주는 줄 알았는데 최고상을 줬다. 이런 적이 있었나”라고 거듭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 ‘선셋 대로’(1950년) 등 위대한 미 영화들이 많다”며 약 70년 전 작품을 추켜세웠다. 또 시상식 장면을 흉내 내며 “수상자는 한국”이라고 조롱했다. 기생충은 9일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트위터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가 자막이 있는 영화를 읽을 줄 몰라 비(非)영어권 영화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57)도 비난했다. 그는 “피트의 팬인 적이 없다. 무대 위에서 잘난 체하는 인간”이라고 주장했다. 피트는 당시 수상 소감으로 집권 공화당이 다수인 미 상원이 탄핵 심판 중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을 무산시킨 일을 비판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