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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반사 이용 ‘먹는 물’ 여부 60초면 확인

빛반사 이용 ‘먹는 물’ 여부 60초면 확인

Posted February. 11, 2020 08:54   

Updated February. 11, 20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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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오염 상태를 60초 만에 확인해 마실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빌게이츠재단)의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기존 장비로는 3일이나 걸리던 수질 검사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빌게이츠재단은 질병과 빈곤 등 전 세계 난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혁신가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다.

 분광학 기반 성분검출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파이퀀트는 10일 빌게이츠재단이 운영하는 그랜드 챌린지 익스플로레이션(GCE) 프로그램의 수질 및 위생 개선 분야 파트너에 국내 최초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2008년 출범한 이래 80개국 이상 2500여 개 혁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파이퀀트는 1단계 사업에 선정돼 10만 달러(약 1억1800만 원)를 받게 됐으며, 향후 성과에 따라 1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파이퀀트는 모든 물질이 갖고 있는 파장(빛의 반사도)을 분석해 물속에 있는 오염 물질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분광학 기술’을 갖고 있다. 파이퀀트가 개발한 장비로 물 성분을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분. 검사 비용도 기존(약 500달러) 대비 50분의 1 수준(약 1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상용화 제품(약 490달러)은 올해 7월 출시될 예정이다.

 파이퀀트는 2018년 10월 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추천을 받아 빌게이츠재단에 아이디어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후 실험 데이터 제공, 양산 가능성 검토, 영어 인터뷰 등을 거쳤다. 1년여에 걸친 까다로운 기술검증 끝에 지난해 말 개발도상국의 식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최종 인정받았다.

 파이퀀트는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을 전공한 피도연 대표(35·사진)가 2015년 7월 창업했다. 기계, 전자, 컴퓨터공학, 바이오 등을 전공한 10여 명의 기술진과 함께 분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분유나 식품의 안전도를 검사하는 멜라민 스캐너, 푸드 스캐너 등을 개발 중이다.

 피 대표는 “일반적으로 커피 한 잔의 성분을 확인하려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을 하지만 한 잔의 커피마다 물이나 시럽의 양이 달라 정확한 성분을 알 수 없다”면서 “파이퀀트의 기술은 내가 마시는 제품의 성분을 짧은 시간에 즉석에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21억 명 사람들이 여전히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고 그중 340만 명은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식수 검사 디바이스 및 실시간 수질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조속히 상용화해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