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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 ‘전관왕’ 최민정-‘스타트의 명수’ 황대헌

화려한 부활 ‘전관왕’ 최민정-‘스타트의 명수’ 황대헌

Posted January. 14, 2020 07:54   

Updated January. 14, 20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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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부활이었다. 오른손에 3개, 왼손에 2개 모두 5개의 금메달을 들어 보인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22·성남시청)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최민정이 11일부터 13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5개 종목 우승을 휩쓸며 전관왕에 등극했다. 500m, 10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 3000m 계주에서 모두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남자 에이스 황대헌(21·한국체대)은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황대헌은 개인전 3종목과 계주(5000m) 석권에 3000m 슈퍼파이널에서만 7위를 했다. 유럽과 중국, 캐나다의 일부 간판급 선수들이 불참하긴 했지만 최민정과 황대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인기’를 과시했다.

 대학교 학업에 따른 훈련 부족 등으로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 시즌 부진을 겪었던 최민정은 학기를 마친 뒤 ‘아웃코스 추월의 도사’답게 전 종목에 걸쳐 막판 뒤집기의 진가를 오랜만에 발휘했다.

 박세우 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현 전북도청)은 “최민정의 아웃코스 추월이 무서운 것은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것이다. 아웃코스 추월은 체력 소모가 엄청 크다. 일반 선수들은 한 바퀴 반 정도 아웃코스로 나가다가 추월을 못하면 그냥 경기를 망치게 되는데 최민정은 다르다”고 치켜세웠다. 박 전 감독은 “최민정의 아웃코스 추월을 보면 그냥 멀리서 도는 게 아니라 상대 선수에게 밀착해 돈다. 거리 손실을 줄이면서 추월을 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페널티’가 나올 확률이 높은, 일반 선수들에게는 힘든 고급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취약 종목인 남자 500m에서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 중인 황대헌은 ‘번개 스타트’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4바퀴 반만 도는 최단거리 종목인 500m는 첫 반 바퀴 스타트에서 앞 순위를 차지하느냐가 거의 최종 순위로 굳어진다. 그는 첫 반 바퀴 스타트 6초대 중후반 랩타임으로 2017∼2018, 2018∼2019시즌 세계선수권 500m에서 최강자인 우다징(중국) 등을 꺾고 2연패를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월드컵 1차 대회 500m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에는 준결선에서 6초59, 결선에서 6초64를 끊었다.

 황대헌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 관계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타트 때 앞으로 튀어나가는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상체를 크게 키웠다”고 말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인 김기훈 울산대 교수는 “예전에 대표팀 선수들은 ‘올라운드’로 키웠지만 현재는 종목마다 특화된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상체의 힘이 순발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상체가 굉장히 발달돼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해를 힘차게 열어젖힌 최민정과 황대헌은 다음 달 7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월드컵 5차 대회에 나선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