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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무협상 침묵 北에 심기불편

Posted June. 19, 2019 07:34   

Updated June. 19,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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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평양 방문을 앞두고 북-중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별로 달갑지 않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미국 측의 비핵화 실무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는 상태에서 중국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실무협상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말 방한을 앞두고 수차례 실무협상을 제안했음에도 북한은 아직 그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가 누구인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런 시점에 북-중이 밀착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더 꼬이게 만들 가능성을 미국은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앞서 이뤄진 시 주석과 김정은의 4차례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준 게 별로 없다”며 “북-미 협상 구도를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협상 실무자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더구나 시 주석의 방북은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환율,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로 확대되며 갈등 국면이 복잡하게 꼬여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 중국으로서는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협상 레버리지로 틀어쥐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반면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의 재선 출정식을 시작으로 재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현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국면에서 중국 변수까지 끼어들면서 한층 복잡해진 북핵 외교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