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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패배

Posted April. 02, 2019 08:58   

Updated April. 02, 20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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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6·25전쟁에서 자신들이 세계 최강의 미군에 승리했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세계 최강 미군을 웃음거리로 만든 군대는 북한군이 먼저였다. 한국 땅에 처음 발을 디딘 미군은 일본에 주둔하던 주일미군이었다. 자신들의 목적은 경찰 임무이며 미군이 한국에 왔다고 하는 순간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믿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병사들이 그렇게 듣거나 믿었다.

 하지만 주일미군은 전 세계의 미군 중에서도 장교에서부터 병사까지 군기가 제일 엉망이었고, 훈련도 형편없었다. 야전 상황에 풀어 놓고 보니 소총 수리도 제대로 못하는 병사가 절반 이상이었다. 미군 병사들은 다리가 길어 한국의 거친 산악지형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말이 오랫동안 돌았지만, 진실은 훈련 부족으로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이었다.

 미군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주일미군은 기동훈련을 전혀 하지 않았다. 1948년 주일미군사령관이 된 월턴 워커는 이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부대 단위의 기동훈련을 지시했지만, 일본의 반발과 미국의 소극적 태도로 대대 단위의 훈련에 머물렀다. 이건 사람으로 치면 한손 운동, 무릎 운동만 하는 식이다.

 미군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던 동양의 작은 병사들이 ‘겁 없이’ 달려들었다. 미군은 연대가 무너지고 사단이 무너지고, 사단장까지 포로가 되는 극도의 수치를 당했다. 당시 북한군 기록을 볼 수는 없지만, 아마도 자신들이 세계 최강의 군대를 격파했다고 환호했을 것이다.

 사실 세계 최강의 군대라는 명성은 일본에 주둔 중이던 주일미군 병사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었다. 그 병사들은 제대해 본국에서 제2의 삶을 누리고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훈련 없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현대전이 아무리 하이테크 전쟁이라 해도 첨단 무기와 장비가 승리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둘째, 세계 최강에서 오합지졸로 전락하는 데는 불과 5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