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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은 위스콘신 학파의 이단아?

Posted February. 04,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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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이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까지 당정청 핵심 경제 포스트를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들이 장악하면서 새삼 위스콘신대 학풍이 주목받고 있다. 동부 아이비리그 사립대들이 주로 상위에 랭크되는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대학 순위에서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는 지난해 중부 주립대로는 매우 높은 순위인 1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위스콘신대는 보수적인 지역인 중부에 있지만 개방적이고 자유주의적 학풍이 강하다. 경제학도 그런 영향을 받아서 정부의 개입보다 시장의 자율을 강조하는 신고전학파 학풍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콘신대 출신인 정주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스콘신대 출신에게는 인근 시카고대와 함께 미국의 시장경제학파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위스콘신대는 주로 행정고시 출신의 한국 엘리트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유학 코스였다는 점이 특이하다. 특히 1980, 90년대에 한국 공무원들이 대거 유학을 갔다.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들보다 유명한 학교가 아니었는데도 엘리트 공무원들이 몰린 이유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기금으로 매년 공무원 510명의 유학길이 열리면서 첫 테이프를 끊은 문동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1호 공무원(행정정책학 석사)으로 길을 열었다는 것.

당시 위스콘신대는 개발경제학, 공공행정학 등이 잘 발달됐고 학과 간 교류 프로그램이 세밀하게 짜여 있어 실용적인 정책 수립 위주의 커리큘럼을 운영한 점도 매력이었다고 한다.주립대여서 학비가 싸고 작은 도시에 있어 면학 분위기도 높은 데다 기혼자 기숙사(이글하이츠)까지 운영하고 있어 뒤늦게 유학길에 오른 한국 공무원들에게 인기였다고 동창생들은 전한다.

최 부총리와 유 원내대표는 위스콘신대 시절 후배들을 잘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최 부총리는 2010년부터 5년 연속 위스콘신대 총문회장을 맡았고, 유 원내대표도 동문회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