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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민당 2인자 입각 안해...아베와 총재선거 파워게임

일자민당 2인자 입각 안해...아베와 총재선거 파워게임

Posted August. 25, 201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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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2인자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이 아베 신조() 총리의 안보담당 장관직 제의를 거절했다. 이에 따라 아베 체제가 흔들리면서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간사장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내각 개편에서 아베 총리가 타진하고 있는 안전보장법제담당상(신설)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최근 측근들에게 아베 총리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 (입각한다면) 내 생각을 억누르고 국회에서 답변해야 하는데 그것은 정치가로서 자기부정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일 국민적 반발을 산 집단적 자위권을 각의(국무회의) 결정이라는 방식으로 통과시켰다. 이시바 간사장은 드러내놓고 총리 뜻에 반대하진 않았지만 국회에서 집단적 자위권 통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정부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국회 법률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관련 후속 법률 개정을 맡을 안보법제담당상 자리를 껄끄러워하고 있다.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가 안보법제담당상이 아닌 다른 장관직을 이시바 간사장에게 제시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시바 간사장은 다른 각료 취임을 타진해오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간사장의 입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내년 9월 예정인 자민당 총재 선거 때문이다. 만약 이시바 간사장이 장관으로 입각하게 되면 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 상태에서 총재 출마는 신하가 임금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격이어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일본 정계의 분석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이시바 간사장 측근들은 모든 입각 제의를 거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의원으로 백의종군하다가 내년 총재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시바 간사장은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당원과 서포터, 소속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아베 의원은 국회의원 표결로만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뒤집고 총재직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이시바 간사장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여기고 있다. 사전에 손을 쓰지 않으면 당내 반()아베 파벌이 득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계는 아베 총리의 다음 수와 이시바 간사장의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