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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독교 사냥

Posted June. 19, 201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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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5시 중국 저장() 성 원저우() 시 웨칭() 바이샹() 진의 관터우() 교회에 철거반 대원 100여 명이 들이닥쳐 십자가를 철거했다. 수일째 밤샘하며 십자가를 지키던 수십 명의 신도들이 철거반 대원들과 충돌했고 일부는 진압 곤봉 등에 맞아 부상했다고 홍콩 싱다오()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바이상 진 당국은 공권력 행사 수일 전 건축 면적이 규정보다 넓다는 이유를 들어 십자가 자진 철거를 통보했고 이날 기습적으로 철거에 나섰다.

앞서 저장 성 정부는 4월 초부터 원저우 시 융자() 현에 있는 싼강() 교회 강제 철거를 시도했다. 전국의 신자 3000여 명이 몰려와 철거를 막으며 협상을 벌이기도 했으나 4월 28일 결국 철거됐다.

올해 4월 이후 관터우 교회처럼 건축법 위반 등을 이유로 철거된 십자가는 원저우 시에서만 100여 개에 이른다. 난데없이 십자가 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밍징왕() 등은 원저우를 시범 지역으로 삼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의 교회 철거 움직임을 소개했다. 건축법 위반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독교의 성장세가 너무 빠른 데다 교회가 민주화운동 세력과 연관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지도자로 21명의 수배자 중 한 명인 장보리() 목사는 원저우에서 철거 등 탄압을 받고 있는 교회는 대부분 국가의 허가를 받은 교회들이라며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빠른 속도로 기독교 신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기독교인 수는 2300만 명가량. 하지만 1억 명에 가깝다는 설도 있다. 미국 퍼듀대는 최근 중국의 기독교인 수가 2025년엔 1억6000만 명, 2030년엔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2억4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멕시코 브라질 미국 등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젊은층과 지식인 등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신자의 급격한 증가는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약화시킬 것으로 중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공산당 집권체제의 위협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톈안먼 사태 이후 민주화 반체제 인사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어서 기독교인=반체제 인사라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 기독교 신자의 70% 이상이 1989년 64 사태 이후 기독교인이 됐다는 자료도 중국 당국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밍징왕은 전했다.

원저우가 중국 기독교 포교의 중심이 된 것은 이곳 상인들이 일찍부터 해외 활동이 많아 자연스럽게 외국 문물을 접할 기회가 많고 기독교와의 접촉도 일찍부터 이뤄지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