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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Posted November. 01, 20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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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뉴저지 뉴어크)이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진 것을 본 적이 없다. 자녀들에게 우리가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꼭 얘기해줬으면 한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장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가 늘어나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복구 작업이 상당 기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피해지역인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 허리케인은 대부분 잦아들었지만 새로운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 롱아일랜드 주택가 화재로 가옥 80여 채가 불에 탔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한 바람에 전선 더미가 뒤섞여 불이 급격히 번졌다. 미 언론은 전쟁 지역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밥 터너 하원의원(공화당뉴욕 주)도 이번 화재 피해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대로 샌디는 바람과 폭우, 해일에 그치지 않고 때 이른 10월의 폭설을 가져왔다. 비구름이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며 눈으로 바뀌면서 웨스트버지니아 주 알파인레이크와 메릴랜드 주 레드하우스에 각각 66cm와 60cm의 폭설이 내렸다. 샌디는 미시간 호의 역대 최고 파고(7m) 기록도 갈아 치울 기세다. 국립기상청은 파고가 7.6m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고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피해는 세계 각국 주식시장과 보험업계, 항공회사, 여행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이퀴티의 주식 트레이더인 이브 마르세는 이날 세계 주식시장을 가동시키는 진정한 엔진인 월스트리트가 이틀 동안 멈춰 서면서 거래물량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항된 항공기가 총 1만5000편에 이르는 상황에서 미국의 허브 공항인 뉴욕 JFK공항과 라가디아, 뉴어크 공항의 전면 정상화 일정도 불투명하다. 항공 및 여행업계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피해액과 복구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난위험평가업체인 에퀴켓과 경제분석회사인 IHS글로벌인사이트는 당초 샌디로 인한 피해액을 최대 200억 달러(약 22조 원)로 예상했다. 하지만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이날 미 경제에 미칠 직간접적 비용이 최대 7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수정했다. 샌디로 인해 미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당초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던 IHS는 0.6%포인트로 더 내려 잡았다.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간만에 발 빠른 팀워크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미 적십자사 본부를 방문해 연방정부 당국자들은 주정부 복구에 대한 지원 절차를 최소화하라. 왜 할 수 없는가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총력전을 당부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