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뒷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양경숙 전 라디오21 대표가 올 1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때 박지원 원내대표를 적극 지원했다. 양 씨는 1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박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글들을 다수 올렸다. 박 원내대표는 4등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양 씨의 1월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4월 총선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 박 원내대표를 지원하다 6월 전당대회에서는 이해찬 대표를 밀었다고 한다.
양 씨의 박 원내대표 지원은 양측 모두 인정하는 바다. 박 원내대표가 1월 전당대회에 처음으로 모바일 투표가 도입돼 선거 양상이 종전과 크게 달라지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네티즌 전문가로 알려진 양 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양 씨는 노사모 출신에다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의 실제 운영자이며, 친노무현계 단체인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집행위원까지 지내 야권 성향 네티즌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했다.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양씨가 박 원내대표를 지원했을지 의문이다.
양 씨는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미끼로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 씨 등 3명에게서 40여억 원을 받았다. 검찰은 당초 이 돈이 비례대표 청탁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 쪽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추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실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박 원내대표도 돈 수수 의혹을 극구 부인한다.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이양호 씨가 받은 박 원내대표 명의의 문자메시지에는 공천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 나와 있으나 양 씨가 작성한 가짜 메시지로 밝혀졌다. 검찰은 양 씨가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와 라디오21 전직 간부 등의 계좌로 수억 원대의 돈을 송금한 뒤 상당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 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번 사건은 돈 제공자 3명이 실제 민주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적이 있는 데다 양 씨의 역할 등으로 볼 때 결코 민주당이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양 씨와 박 원내대표 사이에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모바일 투표 지원을 주고받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의 하나 모바일 투표단 모집에 돈과 공천 청탁이 개입됐다면 모바일 투표의 취지를 왜곡하는 신종 선거부정에 해당할 수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현영희 의원 사건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새누리당공천헌금진상조사단까지 만들었다. 민주당은 남의 잘못을 들추기 전에 자신들이 연루된 양경숙 스캔들부터 고해()해야 옳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