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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탈당사는 왜 반복되나

Posted January. 20, 2012 08:25   

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이 이명박 대통령(MB)의 한나라당 탈당 문제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비대위 자문위원인 권영진 의원도 당이 제대로 태어나려면 대통령은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맞다고 거들었다. 김 위원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 줄은 모르겠지만 친박 진영의 시각을 내비쳤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탈당 요구가 나오게 된 일차적 책임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MB에게 있다. 지난해 말의 서울 내곡동 사저 논란, 김두우 신재민 씨 등 핵심 측근들의 잇단 구속,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연루 의심을 받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은 민심이 여권에 등을 더 돌리게 만들었다. 체감 경기 악화도 반MB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로선 전망이 어두운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비대위가 MB와 관계 끊기에 나서는 사정이 이해도 된다.

MB는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를 531만 표차로 이겼다. 대선 실패에 낙담한 친노()세력은 스스로 폐족()이라며 무대를 떠났다. 그 친노그룹이 2010년 62 지방선거에 이어 115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야권의 실질적 주도세력으로 부활했다. 불과 3, 4년 만에 드라마처럼 정치 지형이 역전()된 것이다. 이 대통령과 친이()세력은 그 책임을 비껴갈 수가 없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노태우 김영삼(YS)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두 집권 여당을 떠났다. 대통령들이 자신이 만든 당에서 버림 받는 역사가 어김없이 반복된 것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압박해 탈당하도록 만들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남 현철 씨 비리가 터지고 이회창 후보와 충돌하면서 탈당했다. DJ는 아들 3형제 비리 사건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 국정실패에 부담을 느낀 열린우리당의 밀어내기를 못 견뎌 각각 당을 떠났다. 임기 말 대통령의 탈당은 성숙하지 못한 한국 정당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지금 청와대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MB는 계속 압박당할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MB가 탈당하면 변화의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하지만 차별화가 구세주일 수는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DJ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가져간다며 위기를 돌파했다. 국민은 대통령 탈당만으로 한나라당이 변했다고는 믿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자기반성과 국민에게 의미 있는 쇄신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