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서강대에 무슨 일이

Posted September. 06, 2010 08:31   

中文

교수의 연구비 횡령을 동료 교수들이 고발한 일로 홍역을 치른 서강대가 최근 이 사건을 징계하는 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연구비를 횡령한 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교수를 고발한 교수들이 부당하게 증거를 모은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교수들 간 지나친 경쟁이 파국으로 치달았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강대 A 교수를 비롯한 교수 4명은 올 5월 이종욱 총장에게 같은 학과 B 교수가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연구비 1억여 원을 빼돌려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제보했다. 학교법인이 감사에 들어갔고 곧이어 혐의 일부가 드러난 B 교수는 6월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는 파면 등 엄중한 징계를 내리기 위해 사표를 반려했고, A 교수는 7월 27일 B 교수의 횡령 건을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A 교수는 B 교수 제자들이 자신들의 통장을 이용해 돈을 빼돌린 사실을 시인했고, B 교수가 한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였던 것까지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조사과정에서 해당 학생들은 그런 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A 교수가 직접 대화했다고 밝힌 B 교수의 제자 C 씨는 A 교수가 횡령 건과 관련해 물어본 것은 맞지만 횡령 내용을 시인한 적이 없고, 불륜관계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고 답했다고 밝힌 것. C 씨는 오히려 A 교수가 (돈을 빼돌린) 통장 사본을 넘기지 않으면 책임질 일이 생길 것이라거나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이런 진술이 이어짐에 따라 학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에게서 A 교수가 협조를 하지 않는다며 폭행했다는 진술이 나왔는가 하면, A 교수가 학생들에게 보낸 협박성 e메일을 학과장 등이 함께 받아봤던 정황까지 포착됐다. 결국 학교는 7일 열리는 징계위원회에서 고발 교수들을 조사하기로 했다. 법인 관계자는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 혐의 등이 불거진 이상 고발 교수들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학과는 동료 교수 간에 벌어진 고발과 음해성 폭로전으로 흉흉한 분위기다. 두 교수의 관계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대학동기인 두 교수는 경쟁이 심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A 교수가 시기심마저 느끼던 상황에서 연구비 횡령 혐의를 포착하자 뒷조사를 하고 고발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