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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많이 쓰는 관광객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

[사설] 돈 많이 쓰는 관광객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

Posted November. 21, 20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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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는 어제 요일제 공휴일제 지정과 내년 상하이()엑스포 때 한중 무비자입국 추진을 골자로 한 한국관광 선진화 전략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도 중요하지만 퀄리티(질)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내용엔 의료관광이나 국제회의 컨벤션(MICE) 같은 관광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정책이 빠져 있다.

태국은 1997년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의료관광에 눈을 돌려 2007년엔 154만 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했고 1조60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태국 의료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인 열쇠는 영리의료법인 허용과 해외 개방이었다. 우리 의료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임에도 온갖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제 발표된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규제개혁 추진 계획에도 영리의료법인 허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과 의료를 오직 공공적 분야로만 보고 영리를 무슨 악의 축처럼 여기는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인 이념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의과대학이 인기인 것은 돈 잘 벌어 잘살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공교육은 막강한 영리의 위력을 발휘하는 사교육에 포위된 지 오래다. 이런 것이 현실일진대 영리의료법인 허용, 교육시장 대폭 개방 등을 통해 외국인들을 불러들이고, 국내 달러의 해외 유출을 줄이는 것이 바로 국익이 될 수 있다. 요컨대 서비스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내수기반 확충 및 경제구조의 불안 완화가 가능하고 그런 가운데서 돈 많이 쓰는 관광객 유치도 가시화될 수 있다.

의료가 갖는 기본적인 공공성을 살리면서도 서비스산업으로서 부가가치를 촉진하는 길이 있을 것이다. 영리법인의 진입을 자유화하면 재정을 사회의 약자들에게 더 집중할 수도 있다. 해외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성형과 피부과만이라도 우선적으로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돈 많이 쓰는 관광객은 그만한 유인()이 있어야 온다. 2002년만 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제주도(1400만원)와 비슷했던 마카오(1만4000달러)는 최고급 호텔과 카지노를 확충하면서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 2007년 1인당 소득이 3만6500달러로 뛰었다. 1만 달러로 주저앉은 제주도와 대조적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못 따라간다는 데 고민이 있다고 말한다. 그 고민을 해결해줄 산업이 관광분야다. 그러나 정책 당국자들부터 더 유연하고 열린 자세로 규제의 벽을 깨야만 고민 해결의 길이 보일 것이다. 문화부가 밝힌 중저가 숙박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정도의 관광 인프라로는 고급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들여 지갑을 열게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