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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돈 가치관 바뀌고 취직 할때까지 캥거루족 늘고

사랑보다 돈 가치관 바뀌고 취직 할때까지 캥거루족 늘고

Posted September. 04, 200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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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글로벌 경제위기 1주년 특별취재팀 기자 10명이 지난 한 달간 13개국에서 만난 20대 젊은이들은 경제위기 한파를 온몸으로 느끼며 좌절하고 있었다. 이들을 절망에 빠뜨린 주범()은 1년 만에 급등한 청년 실업률. 3일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7월 현재 EU 27개국의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19.8%로 1년 전보다 4.4%포인트나 올랐다.

험난한 취업길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은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얻고,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내 집을 장만하는 평범한 삶이 아득한 꿈이 되어버렸다.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일본, 영국, 스페인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젊은이들도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사는 게 힘들어지다 보니 낭만을 우선시하던 젊은이들의 가치관은 사랑보다 돈으로 바뀌었다. 사귀던 애인이 직장을 잃자 힘든 시기에 혼자 벌어서 살 수 없다며 야멸 차게 결별을 통보하기도 한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언제든 잘릴 수 있음을 알게 된 이들은 안정적인 직장에 몰리고 있다. 인도에서는 공무원 수백 명을 뽑는 데 무려 40만 명이 지원했다.

무엇보다 부모 세대가 슬퍼하는 건 좌절된 꿈으로 번민하는 청춘들이 늘어났다는 것. 외국 유학의 꿈을 포기하고 어디든 자신을 받아주는 곳에 취직하기로 결정한 엘리트 젊은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좌절하고 우울해하고 있기엔 우리는 젊고 남은 인생은 길다. 희망을 포기하진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