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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미FTA 비준안 처리 공방 격화

Posted November. 10, 20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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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상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대결할 태세다. 9일 한나라당은 금주 중 비준안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상정 자체를 저지하겠다고 나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 외통위의 3당 간사단을 미국 의회의 레임덕 세션이 열리는 1719일에 맞춰 워싱턴에 파견하려던 계획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12일 3당이 한미 FTA 공청회를 열어 추가 보완책을 논의하고 외통위에 비준안을 상정한 다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가 꼼꼼히 따져보자는 생각이다.

윤상현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1014일 비준안을 상정할 계획이라며 합의처리가 안 되면 표결로 하면 된다고 FTA 비준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외통위 간사단 파견이 불발되면 12월 초 미국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이 끝날 즈음 한나라당 차원의 방미대표단을 보내 미 정부와 의회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교섭 대표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선() 비준 필요성과 관련해 우리가 먼저 비준하면 손해라는 주장은 미국에 재협상을 하자고 초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한국이 비준을 끝내면 미국도 명분이 없다. 비준도 어려웠는데 재협상을 해서 다시 비준하라는 건 불가능한 얘기라며 비준을 안 한 미국 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과의 합의 없이 비준안을 상정해 처리하는 건 무리라는 목소리가 한나라당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하려면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선대책, 후()비준 원칙에 따라 비준안 상정을 원천 반대하기로 방향을 정리했다.

민주당은 12일 FTA 공청회에 불참하는 것은 물론 비준안의 미 의회 처리 촉구를 위한 17일 외통위 간사단 방미도 거부하기로 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FTA 비준안은 국민생활 전반과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있는 만큼 국회 차원의 별도 특위를 설치해 논의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일방적 상정 처리를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비준안 상정을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기로 했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위원장이 직권 상정한다면 몸으로라도 막겠다며 회의장 점거 등의 실력행사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10일 의원워크숍에서 구체적인 FTA 액션 플랜을 논의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금주 중 비준안 상정 방침에는 반대하나 공청회에는 참석하기로 했다. 비준안 문제에 대해선 외통위 내에 FTA소위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