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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탈출 5명 동해 호텔서 검거

Posted November. 07, 200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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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감시망을 뚫고 조계사를 빠져나갔던 촛불집회 수배자 중 5명이 탈출 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6일 오전 1시 45분경 강원 동해시 묵호동의 한 호텔에서 박원석(38) 한용진(44)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백성균(30) 미친소닷넷 대표, 김동규(34) 진보연대 정책국장, 권혜진(35)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등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촛불집회 수배자들이 잠적해 있는 장소를 파악하게 된 데는 박원석 실장이 최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4일 오후 5시경 박 실장 인터뷰 사진의 배경이 된 장소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카페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곳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박 실장이 이 카페에 구두를 두고 간 것 같은데 거기 있느냐는 전화를 걸었다는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 전화를 추적해 전화를 건 장소가 신촌에 있는 레지던스식 호텔이었던 것을 파악했고 박 실장이 이곳에 투숙하면서 투숙객 명부에 남긴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했다. 또 호텔에 있던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박 실장이 타고 나간 차량도 알아냈다.

결국 경찰은 5일 오후 8시경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박 실장이 동해시 묵호동의 한 호텔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수사관 12명을 급파했다.

6일 오전 1시경 동해시에 도착한 경찰이 수배자들을 검거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화투였다.

수배자들은 묶고 있던 호텔의 종업원에게 전화로 화투를 달라고 요구했다. 종업원이 거절하자 권 사무처장이 차에 있는 화투를 가져오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화투와 라면, 맛살 등을 가지고 호텔로 들어가던 권 사무처장이 경찰에 먼저 검거된 것이다.

경찰은 권 사무처장을 붙잡은 뒤 정확한 투숙객 수와 객실 안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종업원을 시켜 화투를 객실에 전해주게 했다. 화투를 전해주고 잠시 뒤 경찰은 방안을 덮쳤다.

서울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박원석 실장, 백성균 대표, 한용진 실장 등 3명은 화투를 치고 있었다며 이들 주위에는 판돈으로 보이는 100원짜리 동전과 1000원짜리 지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대책회의 측은 관광객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카운터 근무자에게 찾아가 화투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며 화투를 친 사실을 부인했다.

수배자들은 6일 오전 5시 반경 서울 종로경찰서로 이송돼 변호인 접견을 끝내고 경찰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계사 탈출 및 도주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검거된 촛불집회 수배자들을 대상으로 7일경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아직까지 행적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이석행(50) 민주노총 위원장, 오종렬(70) 진보연대 공동대표, 주제준(38) 진보연대 사무처장, 김광일(34) 다함께 운영위원 등 4명의 수배자를 검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세형 황형준 turtle@donga.com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