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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후보도 나 처럼 자녀고민 동질감에 열광

부통령 후보도 나 처럼 자녀고민 동질감에 열광

Posted September. 08, 20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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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페일린 바람이 전당대회를 거치며 미국의 정치판을 흔들 대형 허리케인으로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 러닝메이트로 최초의 여성 부통령을 꿈꾸는 페일린 후보의 인기는 당장 6일(현지 시간) 공화당 유세 현장에서 확인됐다.

일주일 전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콜로라도 주의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존 매케인 후보와 페일린 후보의 공동유세장에서는 매케인보다는 세라와 페일린을 외치는 연호가 압도적으로 많이 터져 나았다.

AP통신은 선거 배너에는 매케인-페일린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관중은 그 순서의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페일린 후보는 이제 공화당 유세의 최고 볼거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ABC뉴스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도 미국인의 50%가 페일린 후보의 인상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특히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85%, 무소속 유권자의 53%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일린 후보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는 이유는 그가 3일 수락연설에서 밝힌 대로 가정문제에 관한 한 자신 역시 일반 미국인과 같은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주부라는 메시지가 친근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딸의 임신 사실과 관련해 자신도 일반 미국인처럼 자녀문제로 고민하는 평범한 주부 중 한 명이라고 강조한 뒤 당선된다면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자녀들의 처지를 이해하는 친구이자 가장 강력한 옹호자가가 될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소 가정에 문제가 있지만 가족애를 과시해 국민에게 파고들고 있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페일린 후보는 미국인들이 매우 높이 사는 강인함까지 보여줬다.

다섯 남매의 어머니로서 자녀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하키 맘을 자처하는 페일린 후보는 하키 맘과 불도그의 차이점은 립스틱을 발랐느냐, 아니냐일 뿐이라고 말해 터프함을 과시했다.

알래스카의 신선한 바람으로 워싱턴의 낡은 질서를 사그리 갈아 치워버리겠다는 페일린 후보의 당돌한 메시지를 통해 변화는 오바마 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점도 페일린 현상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또 알래스카 미인대회에서 동료들이 선정하는 최고의 상인 우정상(Miss. Congeniality)을 수상했을 정도로 붙임성과 화합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미국인들이 정치 신인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유라는 것이다.

한편 4일 매케인 후보의 수락연설을 방송으로 지켜본 미국인 수는 모두 3890여만 명을 기록해 지난달 28일 오바마 후보의 기록인 3840여만 명보다 50여만 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