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사진) 문화재청장이 12일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의 책임을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유 청장은 이날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온 국민을 참담한 심정으로 몰아놓은 국보 1호 숭례문의 소실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그 책임은 당연히 문화재청장에게 있다는 생각에서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 청장은 화재가 발생한 당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부인을 동반한 외유성 출장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유 청장은 설 연휴 첫날인 6일 떠난 이번 출장에서 공무 출장비 1600여만원 외에 대한항공에서 부부 왕복항공료(왕복 1222만원 상당)를 지원받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일었다.
유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부부 동반은 연휴 기간 중 공무 수행에 동석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초청받을 경우 부부가 같이 간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유 청장은 또 이제 청장 재직시절에 국보 1호를 소실시켰다는 불명예에 어쩌면 죽은 후에도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안고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안휘준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소실된 숭례문의 국보 1위 지위와 관련해 문화재위원회 건축사적분과 합동회의를 열어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복구 과정에서 혹시 간과했던 사실이 발견이 돼 재론할 여지가 있으면 다시 논의하겠으나 (국보 1호에서 해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전승훈 raph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