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우즈는 되는데 본즈는 안된다?

Posted August. 10, 2007 05:46   

예견된 대로였다.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사진)가 8일 홈런 신기록을 세웠지만 미국 현지 언론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속임수? 아마도. 부끄러움? 확실히(Sham? Maybe. Shame? Definitely)라는 노골적인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케이블 채널 ESPN만 경기를 생중계했다. 그나마 시청률은 1.1%에 그쳐 6일 톰 글래빈(뉴욕 메츠)이 300승을 달성할 때(3%)보다 낮았다. 세 배 가까이 많은 시청자가 사상 초유의 대기록보다 역대 23번째 기록을 지켜봤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본즈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756개의 홈런 가운데 상당수가 약물 포이기 때문에 기록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 본즈의 까칠한 성격도 기록이 환영받지 못한 데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최고의 기록을 폄훼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마크 맥과이어가 70개로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했던 1998년. 언론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녔고 공중파 방송 폭스TV는 맥과이어가 종전 로저 매리스의 기록인 61개에 근접했을 때부터 매일 경기를 생중계했다. 당시 맥과이어는 올림픽 금지약물인 근육강화제 안드로 스틴다이로를 복용하고 있었고 많은 언론에서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은퇴 후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이 불거진 뒤에도 여전히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베이브 루스는 문란한 사생활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성격도 오만했지만 아직도 최고의 홈런왕으로 꼽히고 있다. 맥과이어와 루스는 백인이다. 흑인인 행크 애런은 1974년 루스의 기록을 깨뜨릴 때 많은 백인에게서 협박을 당했다.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5월 미국의 한 여론조사 결과 본즈의 홈런 신기록을 반대하는 사람은 52%였다. 흑인에게서는 75%의 지지를 받았지만 백인은 28%만 찬성했다.

본즈는 2004년 보스턴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도시는 너무 인종차별이 심해 보스턴에서 뛸 생각은 없다고 대놓고 말해 논란이 됐다. 결코 고분고분한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백인 팬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백인 동급생들에게서 나무에 매달리는 아픔도 겪었다. 이런 인종 차별이 승부 근성을 키웠고 우즈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스타가 됐다. 하지만 골프와 달리 메이저리그에는 출중한 백인 선수도 많고 친절한 흑인 스타도 많다. 본즈가 우즈처럼 되기 힘든 까닭이다.

본즈의 혐의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본즈 개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그의 기록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