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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프간 한국인 집단 납치, 외교력 모아 해결해야

[사설] 아프간 한국인 집단 납치, 외교력 모아 해결해야

Posted July. 21, 2007 03:03   

아프가니스탄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던 경기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이 어제 현지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납치됐다.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가 한국인 18명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안전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고, 우리의 요구와 입장은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6월 김선일 씨가 이라크에서 피살된 사건의 악몽이 생생한 터에 또 이슬람 지역에서 20명에 가까운 한국인이 납치돼 큰 걱정이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협상을 진행해 이들이 무사히 석방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아프간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 등 우방국들에 협조를 요청하고, 현지에서 납치된 자국민 석방교섭 경험이 있는 국가들의 지혜도 빌려야 할 것이다.

아프간은 평화 유지를 위해 주둔하고 있는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탈레반의 준동으로 정세가 매우 불안한 지역이다. 한국은 이라크와 아프간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어 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할 우려도 없지 않다. 아프간에서는 외국인 납치사건도 여러 차례 있었다.

국가정보원은 2월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계획에 관한 첩보를 관계기관과 국민에게 전파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프간을 이라크, 소말리아에 대한 여행금지보다 한 단계 낮은 여행제한 지역으로 분류했다. 사실상 입국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렇다고 정부에만 안전을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다. 분쟁지역에 나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탈레반은 세계 최대의 불상을 파괴하는 등 다른 종교를 일절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다. 종교인들이 이슬람 지역을 방문할 때는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 국제 테러의 대상이 된지는 오래다. 한국군의 해외 파병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데다 관광, 유학, 선교 목적으로 외국을 찾는 한국인도 증가했다. 몸값을 노린 근로자 납치가 자주 일어나고 올 2월 아프간에서는 윤장호 하사가 폭탄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정부는 해외 주재 국민에 대한 안전대책을 더 철저히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