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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억척정신 배울래요

Posted March. 24, 2006 03:00   

처음 만났는데도 그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여자농구 신한은행 전주원(34)은 5월 여름리그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22일 뜻 깊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농구 선수 출신인 신한은행 개인고객그룹 이순희(54) 영업본부장을 찾아가 축하 인사를 드린 것.

부상으로 은퇴 행원으로 제2의 인생

1970년 조흥은행에 농구선수로 입행한 이 본부장은 3년을 뛰다 무릎을 다쳐 일반 행원으로 옮겼다. 40년 가까이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끝에 이달 초 통합 신한은행 인사에서 홍일점으로 35개 지점을 관리하는 본부장에 발탁됐다.

전주원은 이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며 운동하신 분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높은 자리에 올라가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숙명여중 1학년 때 취미 삼아 농구를 시작해 숙명여고에서 키가 커(171cm) 센터로 활약한 이순희 본부장은 요즘과 달리 학창 시절에 운동을 하면서도 밤새 공부도 한 덕분이라며 주위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농구를 하면서 배운 팀워크의 중요성과 남을 위한 희생정신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늘 가슴 속에 새겨뒀다고 덧붙였다.

두 살 된 딸을 둔 전주원과 딸 셋을 가진 이 본부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어려움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족의 희생이 없었거나 시어머니가 돌봐주시지 않았다면 혼자 힘 갖고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 딸도 전주원 열성팬이야

알 고 보니 이 본부장의 큰 딸은 전주원도 잘 아는 자신의 팬클럽 열성 회원. 이 본부장 모녀가 모두 전주원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었던 것.

이 본부장은 4월1일 신한-조흥 통합 은행이 출범하니 만큼 농구단이 두 은행을 하나로 묶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며 응원단도 두 배로 늘어났으니 더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1984년 해체된 조흥은행 농구단은 정상의 팀이었으니 농구단도 선배들의 전통을 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여자농구에서 신한은행을 우승과 준우승으로 이끈 전주원은 선배님이 계셔 더욱 든든하다면서 더욱 노력해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