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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조원희 새로운 스타 뜰것

Posted November. 24, 2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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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낙지만은 죽어도 못 먹는다고 기겁을 하지만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그는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된 듯하다.

핌 베르베크(49)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

2002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만들었고 한국축구가 위기에 빠지자 9월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한국을 다시 찾은 베르베크 코치. 믿음직한 한국 농부 같은 인상에 과묵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그는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인기 짱.

그가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좀처럼 나서기를 싫어하고 대표팀에 대한 것은 감독님에게 물어보시라며 기자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그가 이렇게 장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준비하는 과정 면에서 2002년과 지금은 전혀 다를 정도로 어렵다. 하지만 현 대표 선수들은 기술과 체력 면에서 2001년 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돼 있다. 우리가 지도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

그는 2001년 한국에 와서는 수많은 실수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다. 또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해 한국을 잘 아는 아프신 고트비 기술 분석관과 홍명보 코치가 있어 훈련할 시간은 짧지만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베르베크 코치는 지난해 미국 LA 갤럭시에서 뛰던 홍명보 코치를 방문,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함께 일해보자고 했고 한국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자마자 홍 코치에게 전화해 도와 달라고 했다. 선수들을 휘어잡는 홍 코치의 카리스마가 돋보였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팀과 경기를 했을 때 장단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선수들은 강팀을 상대로 실수하며 성장한다며 내년 초 열릴 해외 전지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01년 8월15일 체코에 0-5로 패할 때 많은 실수를 했던 김남일과 송종국(이상 수원) 등이 이듬해 수준급 선수로 도약했듯 이호(울산)나 조원희(수원) 등 신예들이 내년엔 2006독일월드컵이 낳은 스타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02년 때 한국이 월드컵 우승을 하면 히딩크 감독과 생낙지를 먹겠다고 했던 베르베크 코치. 더치페이(각자 내기)란 용어가 탄생한 네덜란드 출신답지 않게 주위 사람들에게 한턱을 잘 내는 인심 좋은 베르베크 코치가 내년에는 생낙지를 한턱 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