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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하나 구입하시죠

Posted October. 19, 200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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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유전 지분을 민간에 넘겨 만든 펀드가 내년부터 일반인에게 판매된다.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유전 지분을 민간에 넘기겠다면서 펀드의 안전성을 위해 현재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생산유전의 지분부터 민간 펀드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공사는 지분을 팔아 생긴 돈으로 다른 해외유전 탐사나 개발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유전 왜 민간에 넘기나

정부가 석유공사의 해외유전 지분을 민간에 넘기려는 것은 유전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유전개발 사업은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 정부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유전개발펀드는 석유개발에 실패하면 원금을 날릴 수 있는 매우 불안정한 상품.

따라서 초기 일정 기간은 탐사단계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고부담 고수익형보다는 이미 발견된 유전의 개발 자금을 대는 저부담 저수익형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유전개발펀드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탐사유전이나 개발유전 등에 투자하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석유공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생산유전은 모두 8개. 이 가운데 석유공사 지분이 10%를 넘는 곳은 베트남 15-1(14.25%) 영국 북해 캡틴(13.5%) 리비아 엘리펀트(16.67%) 페루 8광구(20%) 베네수엘라 오나도(14.1%) 등이다.

석유공사는 이들 유전은 이미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탐사나 개발유전과 달리 안전성이 보장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펀드는 작은 규모로 시작

현재 국내 석유소비량 가운데 한국 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석유는 3%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3년까지 이를 15%로 끌어올리기 위해 16조 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을 민간에서 조달하되 1조6000억 원은 유전개발펀드로 채우겠다는 것. 내년부터 8년 동안 1조60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하려면 매년 평균 2000억 원 이상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유전개발펀드 TF팀 관계자는 초기 상품이기 때문에 큰돈이 모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초기 펀드는 1000억 원 이하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제혜택과 손실보전은 미정

유전개발펀드가 민간 유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과 손실보전 등의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정부 부처들은 에너지를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세제혜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세수가 부족한 판에 세제혜택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산자부는 원금손실 위험마저 있는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차원의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A증권사의 한 임원은 세제혜택이 가장 많은 선박펀드는 3억 원 미만의 투자금액에 대해 배당금 등 각종 수익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선박펀드 이상의 혜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