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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연찬회

Posted August. 31, 200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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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에서 꿈틀거리던 한나라당의 내홍()이 폭발했다.

한나라당이 30일 강원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에서 개최한 연찬회에서 의원들은 쟁점 현안마다 극명한 의견차를 표출했다.

이번 연찬회의 최대 쟁점은 박근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당 혁신안 최종 수용 여부. 하지만 혁신안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한 대응 방안과 부동산대책, 도청 사건 처리 등 의제마다 의견이 갈려 시끄러웠다.

권력구도 변화 오나=박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당 대표로서 혁신위원회의 안에 대해 어떤 예단도 하지 않을 것이며 토론해서 얻은 결과를 전부 받아들이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은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대선 1년 6개월 전 당권-대권 분리,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권력 구도와 연관된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혁신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박 대표는 임기가 끝나기 전인 내년 초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이른바 친()박근혜 세력인 친박 그룹은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싸울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방호() 의원은 박 대표가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이끌고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수요모임 등 혁신안을 지지하는 개혁 소장파는 이대로 가면 침체된 한나라당에 미래가 없다며 전면적인 혁신안의 수용을 요구했다.

국가발전전략연구회 대표 심재철() 의원은 한나라당이 당 혁신을 요구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철현() 의원도 조건을 달지 말고 혁신안을 전면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연정론 백가쟁명=연찬회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연정론이었다. 일부 의원은 지금까지 산발적으로만 흘러나오던 연정론 검토를 이날 공식 제안했다.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다가는 오히려 정국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제1야당이 대통령의 여러 제안에 대해 무시만 하는 것은 곤란하며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권() 의원은 개헌 논의를 앞당기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재섭()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여옥() 의원 등은 연정론에 관심을 갖는 것은 여당의 정치 게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기존의 무시 전략을 고수했다.

이 밖에 9월 정기국회의 쟁점 현안 및 대응 방안, 민생 대책 등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각각 2%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유류세 10% 인하, 택시 및 장애인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특별소비세 면제, 휴대전화 요금 인하도 예정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이정은 민동용 lightee@donga.com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