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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꽃게전쟁

Posted May. 03, 200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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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잡이 철이 됐다. 꽃게는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하며 산란 철이 6, 7월이다. 게딱지는 마름모꼴이고 집게가 크고 길다. 꽃게의 키토산 성분은 항암과 노화방지 작용을 한대서 참살이(웰빙) 식품으로 꼽힌다. 해마다 이맘때면 연평도 인근 어민들은 북방한계선 주변의 북한과 중국 배의 꽃게잡이에 신경이 곤두선다. 그래서 해군의 경계도 삼엄해진다. 벌써 두 차례나 꽃게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해군은 우선 북한 어선들이 꽃게를 쫓아 남하하는 것을 막는다. 6년 전의 연평해전은 바로 북의 어선과 경비정이 한계선 깊숙이 내려옴으로써 벌어진 사건이다.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 때의 서해교전도 북측 꽃게잡이 어선을 경비하던 북 함정의 지나친 남하 때문에 터진 총격전이다. 해군은 우리 어선의 지나친 북상 어로도 막아야 한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영해까지 들어와 잡아가는 것도 막는 것이 임무다.

중국 배들의 출현은 요 몇 년 새 잦아졌다. 남북이 조업허가를 제한하고 조심하는 사이에 중국 배가 하루 3001000척이 몰려와 어부지리()를 노린다. 중국 배의 조업으로 서해5도의 꽃게 어획량은 격감했다. 어민들은 중국 배가 금어기()에도 쓸어가는 바람에 꽃게고 잡어고 씨가 말라 그물에 올라오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어민들은 그래서 조업허가 해역에서는 꽃게가 잡히지 않으니 어로한계선 너머로 가서 그물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도 한다.

중국 배의 불법어로 때문에 재판도 벌어진다. 지난해 연평 일대 어민들은 정부의 단속 태만을 걸어 3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적이 있다. 어민들은 올해 중국 정부가 자국어선의 꽃게잡이를 통제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며 주한 중국대사 등을 상대로 879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자구()의 몸부림이다. 이제 중국 정부가 나서서 불법 어로를 막아야 한다. 꽃게 때문에 한중 관계가 나빠지면 꽃게 이상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김 충 식 논설위원 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