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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중상대 신등거리 외교

Posted March. 20, 20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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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장기 공전에 빠진 가운데 6자 회담 참가국들간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6자 회담 내에서 한때 5 대 1의 일방적인 고립에 빠졌던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3각 동맹을 부활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신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반면 한국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독도영유권 분쟁이 폭발하면서 일본과의 대외관계가 위기에 빠져있고, 미국과도 새로운 동맹의 조정기를 거치며 매끄럽지 않은 상태다.

북한의 신 등거리 외교=최근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1960년대 소련과 중국이 공산주의의 맹주자리를 놓고 패권경쟁을 벌일 당시 북한이 펼쳤던 줄타기 외교가 다시 재현됐다는 분석을 했다.

이는 6자 회담 재개를 둘러싼 샅바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에서 터뜨린 북한 외무성의 핵보유 210 성명이 오히려 북한의 고립을 더욱 악화시킨 것과 무관치 않다.

이때부터 북한은 러시아에 대한 우호 제스처를 쓰며 친구찾기에 매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10 성명 발표후 첫 대외 공개활동으로 2월 17일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무용단 공연을 관람했다.

3월 8일에는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전격 방문해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타개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평가했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도 김정일과 푸틴의 개인적 친분은 일반인들이 느끼는 것 이상이라며 북-러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했다.

북방3각 동맹의 복원을 통해 북한의 지렛대를 키우려는 북한의 중국에 대한 접근도 예사롭지 않다. 외무성 성명발표시 중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을 만회하려는 듯 지난달 19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방북시 김 위원장이 직접 접견했고, 6자 회담에 조건부 참가를 약속하는 성의를 보냈다.

22일에는 박봉주 북한내각 총리의 중국방문도 예정되어 있다.

사면초가의 한국외교=북한의 친구찾기에 비해 한국은 기존의 우방과의 관계가 어려워 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미, 대일 외교가 모두 어려운 실정이다.

원인제공이야 어떻든 6자 회담의 성공에 중요한 보탬이 되어야 할 일본과의 감정싸움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고 미국과의 동맹재조정도 부담스럽다. 정부 당국자는 라이스 장관의 한국방문은 한국으로서는 자칫 고립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외교의 돌파구를 찾는 것이 중요한 어젠다였다며 향후 한미일 3각 동맹의 복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태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