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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윤 NBA슈터감 공인

Posted January. 17, 20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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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최 감독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NBDL 관계자는 반가움을 표시하며 ID카드 발급, 식사 제공 등 아낌없는 배려를 해줬다. 이런 대접이 방성윤과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진출한 하승진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만 했다.

연세대 감독 시절 최 감독의 제자이자 까마득한 휘문고 후배인 방성윤은 이틀 동안 40여 명의 NBA스카우트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지는 쇼케이스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은 헌츠빌 플라이트와의 대결. 몇 달 사이에 방성윤의 실력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는 게 최 감독의 얘기.

난사에 가까울 만큼 마구 던지던 3점슛을 자제하면서 확률 높은 공격을 구사하고 자세가 낮아져 약점이던 수비가 좋아졌다는 것. 최 감독은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NBDL 관계자, 스카우트들로부터 방성윤의 칭찬을 듣고 어깨가 으쓱거렸다고.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에서 함께 뛰었다는 NBA 15년 경력의 페이어트빌 패트리어츠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방성윤은 슈터로서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갖췄다며 우리 팀과 경기할 때는 전담 수비수를 따로 붙일 정도라고 말했다.

한 NBA 스카우트는 NBA에는 전문 슈터가 많지 않아 방성윤은 희소가치를 지닐 수 있다며 다만 상대 슈터를 막아야 하므로 수비력 강화가 요구되며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기 위해 스피드와 스핀 무브 같은 동작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 이날 방성윤은 17분을 뛰며 9득점으로 113-110 승리를 거들었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방성윤을 일식집으로 데리고 갔다. 방성윤은 모처럼 맛보는 동양 음식을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몇 시간씩 버스 타고 다니다 보면 제때 끼니 챙겨 먹기도 힘들거든요. 햄버거를 밥 먹듯 해요라는 제자의 말에 최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용돈을 아끼려고 휴대전화도 꺼둘 때가 많다고.

최 감독은 그동안 미국 무대는 넘볼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도자가 어린 선수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National Basketball Development League. NBA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초점을 둔 리그. NBA의 공식 하부리그로 2001년 11월 창설됐다. 이번 시즌 4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32명이 NBDL을 거쳐 꿈의 무대라는 NBA에 입성했다. 방성윤이 속한 로어노크를 비롯해 6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팀당 48경기씩 치르는 정규리그가 막을 올려 4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