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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도이전, 국회가 전면 재검토하라

Posted June. 18, 2004 22:09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수도 이전을 강행할 뜻을 거듭 밝히면서도 국회에서 구속력이 있는 의결로 결정하면 대통령은 그대로 집행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여야 합의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안이 통과돼 수도 이전을 되돌릴 수 없지만 국회가 재론해 합의할 경우 국민투표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여야 의석 분포를 감안할 때 국회에서 국민투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대통령은 일단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공을 국회에 던져놓고 수도 이전은 계획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이라면 더 큰 국론분열과 혼선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6개월가량 국회가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주고, 그동안은 수도 이전을 위한 제반 행위를 중지하는 것이 옳다.

수도 이전은 이제 갓 임기를 시작한 17대 국회의 최우선 현안으로 등장했다. 여야는 정치적 논리로 졸속 입법했던 신행정수도특별법을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법을 만들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도 이전이 과연 현시점에서 강행해야 할 국정의 최우선 과제인지를 가리고, 단순한 행정수도 이전인지 아니면 천도인지, 그 성격도 분명히 해야 한다. 수도 이전에 드는 비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객관적 실사()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적게는 45조원, 많게는 120조원이 들어간다는 고무줄 수치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심도 있는 토론과 편중되지 않은 공청회 및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수도 이전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킨 뒤 국민투표를 통해 가부()를 결정해야만 비로소 수도 이전의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