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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쟁'으로

Posted April. 09, 2004 23:18   

미국인 일본인 한국인에 이어 9일 캐나다 민간인이 이라크 남부도시 나자프에서 피랍돼 3일 연속 납치사건이 이어졌다.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메흐디 민병대는 남부 나자프와 쿠트에 이어 쿠파까지 점령했으며 연합군에 카르발라에서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군은 이를 일축하고 카르발라에 주둔 중인 불가리아군(480명)을 지원하기 위해 120명의 증원군을 파병했다.

LA 타임스는 최근 며칠간 이라크에서 일어난 유혈충돌은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게 할 수 있는 제2의 전쟁의 첫 단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후통첩 vs 강경대응=알 카에다의 사우디아라비아 조직책임자라고 자처한 압둘 아지즈 알모크린은 이날 한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미국은 성스러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교도들을 공격했다며 당신들이 한 짓을 그대로 돌려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 미국의 공격이 한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사령관은 수천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더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높아지는 철군 목소리=사상자가 속출하자 철군을 고려하는 파병국이 늘고 있다.

이미 5월 이후 철군 방침을 밝힌 카자흐스탄에 이어 태국 정부도 당초 9월까지 주둔하려고 했으나 6월 말에 철군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60명의 군인을 파견한 뉴질랜드는 9월 철군 방침을 정했다. 병사 1명이 사망한 엘살바도르에서도 철군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유엔에 대한 기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사태는 유엔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부활절 주간행사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을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교체하라고 촉구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 사태 악화에 종지부를 찍고 억류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진영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워싱턴=외신 종합 연합



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