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비서실 개편 인사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이런 식의 인사는 전문성과 다양성이 강화되기를 기대했던 여론을 외면한 것이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변하겠지만 잘못된 인사로 인한 국민의 실망감과 국정에 대한 우려를 생각해야 했다.
그동안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일반적인 지적은 전문성과 다양성의 부족이었다. 386 대선 공신들 위주로 채워진 비서실이 국정을 꼼꼼히 챙길 수 있을 만큼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가, 살아온 경로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사람들의 입장까지 이해하고 수용할 만큼 사고의 폭이 넓은가에 대해 대다수 국민은 의문을 가졌던 것이다. 오죽하면 아마추어라고 했을까. 국민은 이번 인사를 통해 업무에 정통하면서도 독선에 빠지지 않을 새롭고 유능한 대통령비서실을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신상필벌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자격 미달로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을 다시 썼고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러니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온정주의라느니, 한번 측근은 영원한 측근이라는 등의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닌가. 대선 공신의 유효기간은 6개월이라고 한 사람은 노 대통령 자신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선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조차 불만의 소리가 높다고 한다. 아무리 건의를 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고 하니 대통령이 벌써 측근의 장막에 갇힌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인사에 총선 요인을 고려한 것도 잘못됐다. 내년 총선에 내보내기 위해 상당수 비서관을 사퇴시켰는데 대통령비서관 자리가 선거용 명함이나 만들어 주는 자리인가. 대통령의 인식이 그 정도라면 앞으로 또 몇 사람의 비서관들이 총선을 위해 사표를 낼 것인가. 노 대통령이 측근인 최도술 총무비서관을 불러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권유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마치 3김 정치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