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TV의 디지털화를 강제할 방침이어서 세계 TV 판도가 급격히 디지털 TV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디지털 튜너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제니스전자는 튜너 1대에 5달러씩, 연간 1억달러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제니스전자의 모기업 LG전자가 7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TV 기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디지털 TV의 수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가전업체에 2004년까지는 대형 고급형, 2006년까지는 모든 TV에 제니스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VSB(vestigial sideband broadcasting)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해 VSB칩을 반드시 달도록 하는 조치를 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자로 보도했다.
이는 2006년부터 아날로그식 공중파 TV방송을 중단할 예정인 미 정부가 디지털 TV 방송 전환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 자유시장 원칙을 고수해왔던 FCC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디지털 방송 전환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디지털에 비해 주파수 효율이 6분의 1밖에 안 되는 아날로그 채널을 디지털 채널로 전환할 경우 남는 주파수를 공매하거나 무선통신 무선PC 등을 위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방송을 서둘러 왔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1995년 3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제니스사(지분 100%)는 튜너기술의 로열티로 디지털 TV 한 세트에 5달러의 로열티를 받게 돼 연간 1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김정중() LG전자 특허경영그룹 부장은 FCC의 결정으로 미국에서 디지털TV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한국산 디지털 TV의 수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TV로 시청자들은 더욱 선명한 화질과 음향을 즐길 수 있지만 디지털 튜너 한 대에 250달러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미 가전업체들은 판매위축을 우려해 이를 기피해 왔다. 이에 대해 공중파 TV방송사들은 디지털 TV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디지털 TV용 프로그램을 대량 제작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해 디지털 방송이 정체돼 온 것.방송사의 손을 들어준 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미 가전업체들은 튜너를 달 경우 TV가격이 대당 250달러가 올라간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가전업체 협회는 워싱턴포스트 광고면에 FCC의 결정은 세금부과와 다름없다는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사는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탄원을 준비중이다. 반면 방송사들은 튜너를 양산할 경우 대당 비용이 15달러로 인하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