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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만난 저커버그 “TSMC 리스크… 삼성과 협력”   

尹 만난 저커버그 “TSMC 리스크… 삼성과 협력”   

Posted March. 01, 2024 07:27   

Updated March. 01, 202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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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 의존 비중을 낮추고, 삼성과의 협력 확대 의향을 드러냈다.

이날 저커버그 CEO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가진 30분가량의 환담에서 “삼성이 (반도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런 부분이 삼성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저커버그 CEO가) 현재와 같이 취약성이 높은, 휘발성이 높은 시기에 대만 TSMC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이슈를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 CEO가 국제정세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휘발성’, ‘변덕스러움’을 뜻하는 단어(volatile)를 사용해 배석자들이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공급망 경쟁, 양안 관계 불안정성에 따른 리스크를 의식하고 TSMC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중이 묻어났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윤 대통령은 “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저커버그 CEO 간 대화에 대해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메타 입장에서도 대만의 TSMC에 많이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 최근 인터넷상에 퍼진 ‘가짜 윤석열 영상’을 직접 거론하면서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들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고, 저커버그 CEO는 “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저커버그 CEO는 워터마크나 레이블을 통해 해당 영상이 AI 등에 의해서 생성된 것인지 정보를 제공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접견에 배석한 박상욱 대통령과학기술수석비서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실 내에 과학기술 특화 조직을 만든 점을 부각하자, 저커버그 CEO는 “과학기술 친화적인 이런 접근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치켜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