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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무비, 세계영화 주연이 되다

Posted May. 30, 2022 08:02   

Updated May. 30, 202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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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인 미국 감독 제프 니컬스가 남우주연상 수상자 이름을 외쳤다. 송강호(55)가 한국영화 역사를 다시 쓴 순간이었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담담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메르시 보쿠(매우 감사하다)”라며 프랑스어로 말했다. 이어 한국말로 동료 배우 제작진 가족을 언급하며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대한민국 영화 팬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20여 분 뒤 박찬욱 감독(59)이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6년 만에 장편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에 돌아온 박 감독이 상을 거머쥔 것. 1946년 시작된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2개 부문의 상을 석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송강호가 각기 다른 작품으로 수상자가 돼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로) 극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로써 한국영화는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으며 칸영화제 본상 수상의 문을 연 후 칸영화제 경쟁 부문 7개 본상을 모두 차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이 기록적인 상을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선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로 칸영화제가 한국영화의 축제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송강호와 박 감독에게 축전을 보냈다. 송강호에게 “영화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연기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줬다”며 축하했다. 박 감독에게는 “한국영화의 고유한 독창성과 뛰어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고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