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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20년, 美中‘힘의 오만’ 접고 경쟁•협력해야

9•11테러 20년, 美中‘힘의 오만’ 접고 경쟁•협력해야

Posted September. 13, 2021 07:39   

Updated September. 13, 202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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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테러 20주년을 맞은 11일, 미국 곳곳에선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2977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가 발생한 지 20년이라는 상징성에다 그 테러가 유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지난달 말 종료는 추모 분위기를 한층 엄숙하게 만들었다. 곳곳엔 ‘절대 잊지 않겠다(Never Forget)’는 문구가 내걸렸고, 전·현직 대통령 등 미국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테러에 맞선 국민의 통합과 단결을 주문했다. 세계 정상들도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다.

 9·11테러는 21세기 벽두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엄청난 공포와 분노를 불러오면서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파워를 시험대에 올린 사건이었다. 10년 전 냉전 승리와 함께 일극(一極)의 질서를 이끌던 미국은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아프간 전쟁, 그리고 이라크 침공까지 그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아프간과 이라크는 미국의 ‘수렁’이었다. 지난달 아프간에서 쫓겨나듯 철수하던 미군의 초라한 모습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은 이제 그 수렁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본격적인 패권경쟁에 온전히 집중하려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정교하고 치밀한 전략 아래 중국을 견제·포위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지 않고선 미국의 지위도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의 산물이다. 이런 미국에 중국은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내면서도 대결에는 대결로 맞서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7개월 만에 가진 통화에서 상호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국제적 책임을 다하자는 데 원론적으로 공감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비록 입장차가 여전하지만 미중 정상의 9·11테러 20년 전날의 통화는 상징성이 크다. 테러와의 전쟁 20년이 됐지만 그 전쟁은 한층 더 어려워졌다. 미중이 협력해야 할 분야는 테러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물론 북핵 등 비확산 문제 등 산적해 있다. 국제정치에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강대국 간 대결, 힘의 정치가 지배하면 스스로는 물론 국제사회에 재앙을 가져올 뿐이다. 경쟁하면서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