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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멘털 진종오의 반전 매력 “50m 마지막 한 발 쏠때 심장 터지는줄...”

강철 멘털 진종오의 반전 매력 “50m 마지막 한 발 쏠때 심장 터지는줄...”

Posted August. 13, 2016 07:07   

Updated August. 13, 20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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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射臺)에 선 진종오(37·kt·사진)의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무서워 보인다. 표적을 응시하는 눈과 흔들림 없는 손은 마네킹처럼 미동도 없다. 6.6점을 쏘고도 분위기를 바꿔 올림픽 신기록을 쏘는 선수가 진종오다. 그를 수식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강철 멘털(정신력)’이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다음 날인 12일 만난 진종오는 “저도 그냥 똑같은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거 많고, 느끼는 것 많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신의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진종오는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후배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다. 주위에서 언제 은퇴하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건 나에게서 너무 가혹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이 감히 진종오에게 은퇴 이야기를 꺼냈을까. 직접 물어보니 “내 기사에 달린 악플을 본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종오는 “악플을 봐도 가능한 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도 자신과 관련된 기사와 댓글을 유심히 살피는 ‘소심남’이었다. 7일 공기권총 10m에서 5위를 한 뒤 50m 권총에 출전할 때까지 그는 전혀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았다. 금메달을 딴 다음에는 “인터넷을 안 본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소총이 아니라 권총 선수가 된 사연에도 반전이 있다. 진종오는 “중학교 3학년 때 아는 분 소개로 사격장에 가서 처음 잡은 게 소총이었다. 그런데 표적판에 맞지를 않더라. 코치님이 ‘그럼 권총을 쏴 보라’고 해서 권총을 잡았다. 그런데 묘하게 그때부터 맞았다”고 했다. 만약 처음부터 소총이 잘 맞았다면 그는 아마 소총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신체적인 반전도 있다. 연습을 많이 하는 진종오의 손은 우락부락할 것 같지만 악수를 하면서 잡아 본 진종오의 손은 여자 손처럼 부드러웠다. 그는 “사격은 아무래도 손의 감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손을 소중하게 관리한다. 씻은 뒤엔 로션을 꼭 바르고, 추울 때는 반드시 장갑을 낀다”고 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왼손을 사용한다.

 진종오는 올림픽에 나서는 부담감과 태극마크의 무게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금메달을 앞둔 마지막 총을 쏠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지만 너무 힘들 때도 많다. 가끔씩은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꿈을 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직후 그는 곧바로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혔다. 왜 멀고 험한 길을 다시 가려는 것일까.

 그는 후배들을 이유로 꼽았다. 진종오는 “그만두려고 할 즈음엔 항상 뛰어난 후배가 나타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고등학생이던 이대명이 떠올랐다. ‘아, 내가 고등부한테 지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승부욕을 자극하는 후배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