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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인도주의 문제 어느정도 진전있었다

비핵화-인도주의 문제 어느정도 진전있었다

Posted February. 25, 201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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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의 제3차 고위급 대화가 중국 베이징()에서 24일 끝났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가진 이번 첫 번째 북-미 접촉은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게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미국이 한국 일본 등 관련국과 협의를 거치면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사안에 양국이 접점을 찾았다는 분석에서부터 6자회담 재개의 장애물을 상당히 제거했다는 것까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오후 3시경(현지시간) 숙소인 베이징 차오양() 구 웨스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소 진전이 있었다. 진지하고 유용했다면서 핵확산 방지, 인도주의적 문제, 비핵화 등이 의제에 올랐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돌파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워싱턴으로 가져가 현재 (양국이) 어느 지점에 있으며 어디로 갈 수 있을지를 평가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이날 회담 직후 언론과의 접촉 없이 곧장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갔다.

북미 양국인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4차례 만나 양국간의 다양한 현안에 폭넓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당초 이번 대화를 탐색적 대화라고 규정하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 했으나 회담이 진행되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당초 북한 새 지도부의 대화의지 등에 대해 간을 보는 수준에서 접근하던 미국이 북한의 성의를 보고 보다 적극적으로 타결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선제조건으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중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를 요구했고 북한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는지 관건이다.

미국은 북한이 체제 안정을 위해 긴급히 필요한 30만t 규모의 식량지원 카드를 들고 북한을 설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과 협상에 앞서 한-미 간에 협상내용에 대해 사전에 조율했다며 이번 협상 내용도 이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화에서 북한 측이 여전히 미국과 계속 대화할 의지를 강조하고 실제 태도로 이를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새 지도부의 의중을 모르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북-미 대화를 이어갈 모멘텀을 확보한 것 자체가 성과라는 것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도 북한의 정치적 변화 이후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우리와 회담을 갖고 모든 의제를 어느 정도 깊이있게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며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회담을 예측할 때 북한이 명분을 쌓으려고 파탄을 놓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며 적어도 이런 비관적 시니리오로 진행되지는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번 대화에서 6자 회담 재개의 장애물이 상당히 제거됐다는 낙관적인 분석을 제기한다. 지난해 2차 회담에서 북-미 양국은 이미 상당부분 접점을 찾았고 이번 회담은 당시의 합의 위에 진행됐으며 무엇보다 김정은 체제가 체제 안정을 최대 목표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4월 15일 강성국가 선포를 앞두고 북한 새 지도부는 식량으로 내부를 다독이고, 대외관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진 이정은 mungchii@donga.com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