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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영어캠프 대학 이름값?

Posted June. 13, 20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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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대학 이름이 있다지만 너무 비싸요.

학부모 박형주 씨(40여)는 올여름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딸을 국내 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어캠프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포기했다. 너무 비쌌기 때문. 두 아이를 모두 보내려면 3주에 600만 원 넘게 내야 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같은 일정으로 열리는 영어캠프 중에는 200만 원대도 있었다며 국내 대학들이 앞장서서 고가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눈총 받는 대학의 영어캠프 장사

여름방학을 앞두고 고려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연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현재 각 대학이 운영하는 영어캠프에 참가할 초중고교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들 영어캠프는 대학 이름 때문에 설명회를 열어야 할 정도로 학부모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히 일부 학부모 중에는 해당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1주일에 100만 원이 넘는 가격. 서강대의 영어교육기관인 서강대 SLP가 다음 달 25일8월 12일 18박 19일 동안 진행하는 서강영어워크숍은 310만 원(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대상)이다. 1주일에 112만 원이 드는 셈이다. 강의는 영어권 국가 출신의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교사가 맡는다.

한국외대 산하 영어교육기업인 I-외대는 다음 달 22일8월 10일 19박 20일 동안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2011 I-외대 여름 영어캠프를 연다. 이 영어캠프는 1인당 294만 원이다. 1주일에 3일씩 한 달 동안 통학형으로 운영되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캠프 역시 각각 최대 123만 원(초등학교 16학년)과 160만 원(초등학교 46학년)을 내야 한다.

각 대학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원어민 강사를 초청하는 값과 커리큘럼 연구비용, 숙박비, 식대 등을 고려하면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대학 교수가 아닌 원어민 강사가 하는 수업이면 사실상 영어 학원과 질적으로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며 대학들이 결국 이름값을 받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한다. 특히 대학 영어캠프는 방학 중 빈 강의실과 기숙사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재의 참가비용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지자체-대학 공동 영어캠프는 반값

같은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어캠프라도 지자체와 함께하는 영어캠프 참가비는 대학이 직접 운영하는 것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강대가 마포구와 함께 다음 달 25일8월 5일 진행하는 여름방학 영어캠프의 참가비는 63만 원이다. 1주일 정도의 기간 차이를 감안해도 대학이 직접 운영하는 서강영어워크숍의 절반에 불과하다. 서강대가 지자체와 함께하는 영어캠프는 서강대 캠퍼스에서 진행되며 한 반의 정원은 13명. 서강대 측은 원어민 교사 1명과 한국인 교사가 강의를 맡기 때문에 다른 영어캠프와 질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서강영어워크숍은 마포구 영어캠프보다 조금 더 공부 위주로 진행되고 합숙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가 동대문구와 함께 진행하는 캠프의 가격 역시 12일에 70만 원으로 외대 자체 캠프의 3분의 2 수준이다. 한국외대 측은 외대 자체 영어캠프는 외대 부속 용인외고에서 한 달간 합숙 형태로 진행된다며 외고 캠퍼스에서 지내는 동안 학생들이 받게 될 긍정적인 자극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학교 이름을 내세워 장사를 하는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어회화가 필수인 시대에서 기왕이면 유명 대학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심리를 노려 비싼 참가비를 책정한다는 것이다.

사교육없는세상만들기 김승현 정책실장은 고가의 대학 영어캠프는 대학 이름을 믿고 돈을 아끼지 않는 학부모들의 심리를 노린 고가 상술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영어캠프 가격이 적정한지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훈상 김지현 tigermask@donga.com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