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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반대” 미에 청원하고 중국 가는 더민주 ‘사대주의’ 의원들

“사드반대” 미에 청원하고 중국 가는 더민주 ‘사대주의’ 의원들

Posted August. 06, 2016 07:03   

Updated August. 06, 201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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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의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영호 김병욱 박정 신동근 소병훈 손혜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중국 동향을 살피겠다며 8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한다. 이들은 베이징대 교수들과의 좌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지만 공산당 고위관계자들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김영호 의원은 베이징대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고 당 사드 대책위 간사를 맡고 있지만 다른 의원들은 외교안보 전문이 아니다. 손혜원 의원은 미국 백악관에 사드 배치 반대 청원을 하는 데 동참을 촉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의원들이 한중의 사드 갈등을 우려해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간다. 김영호 위원은 “‘중국이 앞으로도 북핵 저지를 위해 더 과감한 행동을 취해 달라’는 얘기를 중국 정부에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이를 경청해 사드 배치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한국에서 사드 반대 의원들이 왔다고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선전전에 이용할 개연성이 크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한국인들의 글도 입맛에 맞는 부분만 편집해 매체에 게재하는 실정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무슨 외교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손 의원이 “우리가 중국에 나라라도 팔러 가느냐”고 항변하는 것은 방중이 초래할 파장과 심각성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소치로 보인다. 더민주 주변에선 진짜 운동권 출신은 여론의 역풍을 의식해 침묵하고 정치와 시민운동을 혼동한 일부 의원들만 사드 반대에 앞장선다는 얘기도 나돈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도 ‘사대 외교’이고 ‘매국행위’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5일 런민일보 사설을 통해 한국에 대한 보복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한국 정부가 눈치만 보는 가운데 야당은 물론 심지어 새누리당 대구경북 의원들조차 사드에 반대하는 판이니 좀만 밀어붙이면 철회가 가능할 것으로 착각할 지도 모른다. 북한의 김정은도 사드를 놓고 다투는 황당한 한국 정치판을 보면 입이 귀에 걸릴 것이다. 여야가 노상 싸우더라도 국난 앞에선 힘을 모아야 제대로 된 나라다. 더민주 초선 의원들이 중국행을 접고 국회에서 사드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