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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역사 시작은 한국” 직지에 감탄

Posted April. 13, 2023 07:58   

Updated April. 13, 20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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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 문화가 프랑스에서 모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11일(현지 시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을 보기 위해 프랑스 파리 프랑스국립도서관(BnF)을 찾은 피에르 드비즈몽 프랑스연구소 직원이 말했다. 드비즈몽은 “난 이미 직지가 구텐베르크 성경에 앞선 가장 오래된 활자 인쇄본임을 알고 있지만 이를 모르는 유럽인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BnF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리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특별전을 통해 직지 실물을 공개하기 하루 앞서 언론 및 VIP 전시를 진행했다. 초청받은 프랑스의 대학 교수, 연구원 등 100여 명은 폭우 속에도 길게 줄을 서며 직지 실물을 본다는 기대감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BnF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직지 하권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한 것은 1973년 ‘동양의 보물’ 전시회 이후 50년 만이다.

관람객들은 주로 유럽인들에게 익숙한 구텐베르크 성경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보다 앞선 동양의 직지에 대한 이해도도 꽤 높았다.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던 레미 지메네즈 프랑스 투르대 교수는 “예전에 인쇄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서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본이라고 익히 알고 있는데 실제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직지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해 왔다. 직지는 (인쇄사에서) 중요한 국면이었다”라고 평했다.

로랑스 앙젤 BnF 관장은 “인쇄 역사의 시작이 유럽이 아닌 아시아였다는 점을 알리게 돼 의미가 있다”며 “직지가 1952년 BnF 품에 들어온 이후부터 보편적인 유산을 보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