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방산, 핵심 광물 분야 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오늘날 K 방산에 있어 소중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 중동 전쟁 위기 속 ‘자원안보 협력’ 논의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의 존재는 서로에게 축복”이라며 “인도네시아가 LNG(액화천연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에 있어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에 대해 무척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를 ‘수교 이후 50여년 간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K 방산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날 양 정상 간 비공개 회담에서 KF-21 인도네시아 수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KF-21 공동 개발에 나서며, 전체 개발비 약 8조 원의 20%인 1조 6천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나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조정을 요구하다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양 정상은 이날 ‘특별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수립’ 공동선언문을 통해 “양국 간 10년 이상 진행되어 온 KF-21/IF-X 전투기 공동 개발이 2026년 6월 완료될 예정임을 만족스럽게 평가한다”며 “IF-21 양산 협력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훈련용 항공기, 대전차유도미사일 및 탄약을 포함한 여타 방산 협력 사업의 진전을 기대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이 도입할 KF-21 보라매를 IF-X 프로젝트로 부르고 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양국이 상호 최적의 방산 파트너로서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공동 생산, 유지, 보수, 정세 센터 설립,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포괄적 방산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인공지능(AI)·핵심광물·디지털 개발·청정에너지·탄소 포집 기술·지식재산 보호 등 1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등과 특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MOU 체결로 양 정상은 최근 중동 전쟁 상황에서 자원안보 분야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핵심 광물인 니켈 보유·생산량 세계 1위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 생산량 2위 국가다. 이 대통령은 1조 달러(약 1500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다난타라 국부펀드의 K콘텐츠 분야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2023년 7월 이후 활동이 중단된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회도 재가동할 방침이다.
● 트럼프 이어 두 번째 ‘무궁화대훈장’ 수여
이 대통령은 이날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상 대한민국 국민에게 수여할 수 있는 최상위 훈장으로, 국가 발전 및 양국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경우 우방국의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해외 정상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건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국빈 오찬에는 이슬람의 할랄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가 올랐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음주를 기피하는 이슬람 신자임을 고려해 건배주도 사과주스로 대체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바가이 아우르 등간 뜨문’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들었다. 서로가 떼려야 뗄 수 없고 함께할 때 더 큰 의미가 있는 긴밀하고 각별한 사이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며 “양국 관계에 딱 적합한 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규율성과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 난관을 극복하는 의지를 존경한다”며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한국 속담이 저희도 굉장히 뜻 깊다. 저희가 함께 가면 더욱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양국 간 방산 협력을 상징하는 국궁 세트와 조선시대 종합무예서 무예도보통지도 선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