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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재도전 펀드 구축… 실패 용인하는 문화가 제1 성공요인

1조 재도전 펀드 구축… 실패 용인하는 문화가 제1 성공요인

Posted January. 31, 2026 09:12   

Updated January. 31, 2026 09:12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열고 벤처·창업 열풍을 일으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0개 창업 도시를 조성하고 창업 실패자 재기를 돕는 1조원 규모의 재도전 펀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가가 나서 취업 중심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 전환하는 ‘국가창업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수출 대기업에 의존하는 외끌이 ‘성장 엔진’으로는 한국 경제가 장기 순항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 창업생태계는 아직 역동성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상반기 창업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었다. 2025년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CB인사이트에 따르면 한국에서 4년간 생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은 반도체 펩리스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K뷰티 플랫폼인 에이블리 2곳뿐이다.

벤처·스타트업이 기술 혁신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사업자나 낡은 진입 규제와 씨름하느라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현실은 바꿔야 한다.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인허가 규제를 되도록 네거티브 규제(금지된 항목 외에 모두 허용)로 전환하고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계단식 규제도 없어야 한다. 진입 규제 걱정없이 마음껏 창업에 도전하는 창업 특구도 활성화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1인당 소득 6만 달러의 창업 강국이 된 배경에 도전과 실패를 용인하는 ‘후츠파 문화’와 정부가 창업 실패 위험을 나눠지는 국부펀드인 ‘요즈마펀드’가 있다. 한국에선 ‘취업에 실패하면 혼자 망하지만, 사업에 실패하면 가족과 함께 망한다’는 말을 한다. 이스라엘처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창업자의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고 성장을 촉진하는 모험자본 생태계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오디션 방식으로 창업 인재 5000명을 발굴해 지원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런 창업 오디션은 흥행 수단에 가깝다. 시장 경쟁은 더 혹독하다. 한국의 창업 5년 생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DC) 평균보다 낮은 34.7%에 그친다.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하려면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창업 실패를 낙오자나 패배자로 낙인찍지 않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창업 실패 과정에서는 값진 경영 노하우도 얻는다. 재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이 일반 창업기업의 약 2.4배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재도전 교육 지원 등의 패자부활시스템과 재창업 펀드를 키워 실패 경험을 재기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K자형 성장’ 함정을 극복하려면 창업 국가로의 전환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