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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평화안, 러시아가 작성해준 의혹 “푸틴 최측근-트럼프 사위 등이 문건 주도”

우크라 평화안, 러시아가 작성해준 의혹 “푸틴 최측근-트럼프 사위 등이 문건 주도”

Posted November. 25, 2025 08:25   

Updated November. 25, 2025 08:25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양측은 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향후 합의도 우크라이나 주권을 완전히 보장하고, 지속적이며 공정한 평화를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3년 9개월 동안 이어진 이번 전쟁을 끝내기 위한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틀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7일까지 종전안에 합의하라”고 종용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이 마련한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내용이 많고, 우크라이나는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도 우려를 나타내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마련할 최종 종전안에 이들의 요구 사항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루비오-젤렌스키 “회담 긍정적”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만나 평화안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이번 논의로 기존보다 정교해진 ‘평화 프레임워크’가 마련됐다. 이 프레임워크하의 최종 결정은 양국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고위급 회담은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8개 항목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계획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뒤 수용을 압박하면서 이뤄졌다. 루비오 장관은 “남아 있는 쟁점이 몇 가지 있지만 넘기 어려운 장애물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미국 대표단과의 대화가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 측이 우리 목소리를 듣는다는 신호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종전안 세부 내용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불만은 상당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측 초안에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이번 전쟁 후 대부분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를 합한 지명) 전체를 ‘사실상 러시아령(de facto Russian)’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이 이전에 사용하던 ‘사실상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de facto Russian control)’보다 훨씬 러시아에 유리한 표현이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등은 제대로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돈바스 완전 포기’ 대신 현 전선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미국이 주장한 60만 명보다 많은 80만 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나토식 집단 방위와 동등한 미국의 안보 보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진퇴양난 젤렌스키 선택에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종전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일종의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국내외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다. 자신의 코미디언 시절 동업자인 티무르 민디치 등이 정부 발주 사업비 1억 달러(약 1470억 원)를 리베이트로 챙긴 대형 비리 사건 등으로 수세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 국민은 ‘돈바스의 완전 포기’를 사실상 항복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나 러시아에 굴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미국의 추가 지원 없이 사실상 전쟁을 이어갈 수 없는 만큼 이번에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