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번 주 중동 방산 수출 핵심국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9일 전했다. 지난달 17일 전략경제협력특사로 임명된 뒤 한 달 새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에 이어 UAE까지 4개국 K방산 외교에 나서는 것. 강 실장은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 및 캐나다 총리 비서실장 등과 비공개 방산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 기간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하얀 UAE 왕세자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지난달 말 APEC 참석차 방한했던 칼리드 왕세자와 경주에서 따로 면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UAE에선 중동 최대 규모 항공산업 전시회인 두바이 에어쇼가 열린다. 2022년 한국과 4조 원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2 수출 계약을 맺은 UAE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도입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4월엔 양 공군이 ‘KF-21 포괄적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강 실장은 지난달 30일 수기오노 인니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KF-21 공동개발 및 구매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KF-21을 공동개발한 뒤 KF-21 48대를 도입하기로 했던 인니는 최근 튀르키예, 중국, 프랑스 등 타국 신형 전투기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KF-21 개발 및 판매가 K방산 성과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정부는 인니 측을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12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니 대통령 방한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About Dong-A 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