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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위안부 배상, 판결만 쳐다보지 말고 외교적 해법 찾아라

日위안부 배상, 판결만 쳐다보지 말고 외교적 해법 찾아라

Posted January. 09, 2021 07:50   

Updated January. 09, 20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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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어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는 원고들에게 1인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첫 판결에서 일본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 국가의 법원은 다른 국가에 대한 소송에 재판권이 없다’는 취지의 국제관습법인 주권면제론을 주장했지만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주권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에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법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등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 법원이 피해자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판결에 따른 배상의 주체는 일본 정부이기 때문에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징용 판결보다 실제로 배상을 받기가 더 어렵다. 일본 외무성은 어제 판결이 나온 직후 항의의 뜻으로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일 간에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먼저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꿔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강제 징용을 비롯한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순리일 것이다.

 한국 정부도 법원의 판결에만 기대지 말고 능동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강제 징용 문제도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안보와 경제 등 측면에서 협력이 불가피한 이웃나라다. 동맹관계 복원을 천명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대중, 대북 정책 등을 놓고 한미일 3각 공조체제를 더욱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사 문제를 넘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