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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변이 우려...덴마크 밍크 1700만 마리 살처분

코로나 변이 우려...덴마크 밍크 1700만 마리 살처분

Posted November. 06, 2020 07:42   

Updated November. 06, 20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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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밍크 모피 생산국인 덴마크가 자국 내 1700만 마리 밍크를 모두 도살처분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밍크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BBC 등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밍크농장 5곳에서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또 이들 밍크로부터 12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밍크를 공중보건 위협 대상으로 선포하고 자국 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밍크 1700만 마리를 최대한 빨리 도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도살 비용만 최대 790만 달러(약 90억 원)에 달한다. 자칫 밍크 몸에 있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은 바이러스 내부에 있는 단백질 등 항원물질을 기반으로 만든다. 이에 변이가 생기면 기존 코로나로 만든 백신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인간에게서 옮겨진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되돌아오면 더욱 치명적인 형태가 될 수 있다. 덴마크 전염병학자 카레 몰바크는 “덴마크에서 다시 새로운 유행병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향후 백신 개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덴마크 농림식품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1100여 곳 농장에서 매년 1900만 개의 밍크 모피가 생산된다. 11억 유로(약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양이다. 덴마크 밍크협회 타게 페데르슨 회장은 “정부의 결정은 밍크 산업계, 나아가 덴마크에 재앙”이라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프레데릭센 총리는 “돌연변이 코로나가 확산되면 덴마크는 전 세계에 훨씬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밍크 모피 산업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나섰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밍크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니크 헤케루프 법무부 장관이 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프레데릭센 총리 등 정부 핵심 각료들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김윤종 zozo@donga.com